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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이들의 농구 수업은 시작되었고 학원을 다닌지 8개월이 지난 2월 어느 날 농구 원장님한테 전화가 왔다.
"어머님, 저희가 이번에 여자아이들 농구 대회 나가려고 하는데요. 혹시 지니도 같이 나갈까 하는데 괜찮으세요?"
"네? 농구대회라구요?"
"네 지니가 힘도 좋고 잘 할 것 같아서요."
농구를 배우는 아이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학교나 단체에 소속되어서 직업 선수를 꿈꾸며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는 친구들을 '엘리트'라고 부른다. 엘리트 아이들은 소년체전을 비롯해서 매년 많은 농구대회에 참가한다. 그런 친구들과 다르게 그냥 취미로 농구를 배우는 친구들이 있다. 바로 우리 아이 같은 친구들이다. 취미로 농구를 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도 대회가 있다. 이런 친구들이 소속되어 있는 팀을 '클럽'이라고 부른다. '클럽'팀들을 위한 대회가 있는 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농구 학원을 소개시켜준 지인을 통해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인 아이는 남자 아이였다. 남자아이들이 아닌 여자아이들을 위한 '클럽' 농구 대회가 있는지는 알지 못했었다. 우리나라에 여자아이들을 위한 농구대회를 할 정도로 많은 아이들이 있는지 의아하기도 했다.
아이에게 물어보니 농구대회에 참가하고 싶다고 했다. (참가비를 개인적으로 내고 참여하는 대회이다.) 대회는 1박 2일이였다. 우리는 숙소도 따로 알아봐서 예약을 해야했다.
https://blog.naver.com/ccpp999
우리는 유니폼을 맞추었고 개인 농구화와 농구공을 구입했다. 그때까지 아이는 일반 운동화를 신고 농구 수업을 들었었고 개인 농구공이 없었었다. 농구화가 비싼지 그때 처음 알았다. 아이들 사이즈는 일반 매장에서 팔지 않아서 인터넷으로 주문을 해야 했다. 농구공은 비교적 저렴한 것들도 많이 팔았지만 신랑은 아이의 첫 대회이니만큼 좋은 농구공을 사주고 싶어했다. 그렇게 농구화와 농구공, 유니폼, 스포츠양말까지 모든 준비를 끝냈다.
첫 대회는 제천에서 10시 20분에 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가족들이 모두 서둘러 도착한 제천 체육관의 낯선 풍경에 나는 놀랐다. 여자아이들팀이 유니폼을 입고 다 같이 맞춘 후드티, 무릎보호대에 옆으로는 커다란 농구가방을 메고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농구를 취미로 하는 여자아이들과 팀이 많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제대로 된 농구 가방도 없이 농구공을 한쪽 팔에 끼우고 있는 우리아이의 모습에 마음이 살짝 불편해졌다.
'내가 조금 더 알아보고 신경써줄껄...'
지니는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된 팀의 6번째 멤버로 첫 대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우리팀은 6학년 2명, 5학년 4명으로 이루어진 팀이였다. 다들 지니보다 농구를 배운지 오래되었고 3명 친구들은 농구를 한지 2년 정도 된 친구들이여서 실력도 상당했다. 2명 친구는 경기 경험이 많지 않았지만 다들 지니보다는 농구를 한지 오래되었다. 첫 대회에서 아이는 주전으로 뛰지 못하고 벤치에 앉아있었다. 우리팀 점수가 앞서고 있었다. 감독님은 아이를 교체선수로 넣어주었다.
"지니야, 5번 수비해!!!"
감독님은 아이에게 큰 소리를 내며 수비를 하라고 지시했는데 경기장엣서 아이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상대팀에 공이 가면 공을 보고 뛰기 바빴고 수비를 해야할 친구를 놓치기 일쑤였다. 그래도 다른 친구들의 활약으로 첫 경기는 이길 수 있었다.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이동해서 두 번째 경기장으로 옮겼다. 두번째 경기에서는 우리가 지고 있었다. 우리팀 선수 중 한 명이 힘들어하자 감독님은 지니와 교체를 해주셨다. 두 번째 경기에서 아이는 조금 덜 긴장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두 번째 경기는 실력 차이로 아이들 팀이 지고 말았다.
저녁에는 같은 팀 친구들, 부모님들과 원장님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우리팀은 2달전쯤 만들어진 팀으로 얼마전 대회를 1번 함께 나갔다 왔다고 했다. 아이들도 우리들도 모두 즐거운 시간이였다. 원장님은 올해 WKBL유소녀 대회때 우승을 목표로 올해는 대회도 많이 나가고 연습도 많이 하자고 큰 포부를 발표하셨다. 다들 서로 올해 농구 그만두면 안된다면서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다. 선수가 6명밖에 없으니 1명이라도 그만두면 5명 밖에 없었기 때문이였다. 그렇게 시끌시끌 우리의 저녁은 저물어갔다.
다음날 오전에 한 경기를 더 했다. 우리 아이는 역시나 교체선수였다. 오전에 있는 경기에서도 역시나 지고 말았다. 오후에는 3-4위 전을 했지만 져서 4위가 되고 말았다. 이번 경기 기록은 1승 3패였다. 이번 경기에서 6팀 중 4등을 했지만 아이들 모두 다음 경기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의지로 불타고 있었다. 지니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음 번 대회에는 팀에서 꼭 역할을 하겠어. 주전이 되겠어." 아이의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 아빠의 눈도 반짝이고 있었다. "이제는 내가 따로 연습을 시켜야겠어!!!"
http://www.tjnews.co.kr/bbs/board.php?bo_table=n_01&wr_id=2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