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또 탄핵... 이 지경 만든 국힘 의원들은 이 책 꼭 읽어봐야 한다

강성준 2025. 4. 4. 17: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평] 박근혜 이어 윤석열까지... 8년 전 작성된 보수의 통렬한 반성문 <나는 반성한다>

[강성준 기자]

▲ 탄핵 결정 당시 탄핵 찬성 집회 현장 탄핵 결정 당시 탄핵 찬성 집회 현장 ⓒ 작성자 직접 촬영

2017년 박근혜씨는 헌법재판관 전원 인용 결정을 통해 대통령 직위에서 탄핵되었다. 그리고 2025년 윤석열씨는 똑같이 헌법재판관 전원 인용 결정을 통해 대통령 직위에서 탄핵되었다.

2017년과 2025년

그렇게 국민의힘 정당은, 민주주의를 채택한 국가에서 극히 이례적인 경우인 탄핵을, 8년 만에 똑같이 받게 된 것이다. 게다가 2025년의 이번 탄핵은 상황이 더 좋지 못하다.

지난 2017년의 탄핵은 보수정치 세력 중 상당수의 집단이 함께 한 탄핵인 반면, 이번 2025년의 탄핵은 개혁신당과 일부 개별 정치인들을 제외한다면 거의 대부분이 비상식에 가까운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된 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 남소연
2017년의 국민의힘은 탄핵정국에서 반성을 했기에 5년 만에 다시 대권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은 8년 만에 똑같이 받은 탄핵이라는 성적표에 대해 정상적인 반성을 할 수 있을까.
아니, 더 정확하게는 반성을 하고자 하는 의지는 있을까. 이에 대해서 국민의힘, 보수정치 세력이, 정상적인 대한민국을 염원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참조할 보수의 반성문이 있어 소개한다. 이번 탄핵과 마찬가지로 8년 전에 작성되었다.
 『나는 반성한다』, 정병국, 2017, 스리체어스
ⓒ 스리체어스
보수정치 세력이 고찰해봐야 할 반성문은 정병국 전 의원이 집필한 책 <나는 반성한다-다시 쓰는 개혁보수>이다. 2008년 18대 국회에서 당시 한나라당에서 혁신파로 분류되며 '남원정'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2017년 탄핵정국 당시 탄핵을 찬성하는 보수 세력의 일군을 담당했던 정병국이 집필한 반성문이다.

정병국은 당시 몰락한 한국 보수정치에 대해 이런 반성을 제시했다.

"지역주의, 세대 갈등을 조장하고, 안보 장사와 색깔론으로 이념 대결을 부추기는 정치. 인물 중심의 계파주의에 함몰돼 정책과 철학이 사라진 정치. 일방적인 정책 집행과 상명하복식 의사소통 구조의 불통 정부.

재벌과 유착돼 부정부패를 일삼는 부도덕한 정치. 특권 의식과 권위주의에 찌들어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치. 선거 때 내건 공약을 파기하고 국민 생명조차 지키지 못하는 무능한 세력. 우리 보수의 현 주소다." (48쪽)

정병국 전 의원은 당시 보수정치에 대해 "국민의 생명조차 지키지 못하는 무능한 세력. 우리 보수의 현주소"(48)라는 통렬한 비판을 가했다. 게다가 갈등 조장, 안보 장사, 상명하복식 의사소통, 부정부패, 특권 의식 등 지적은 2025년의 보수정치에 적용해도 비슷한 비판이 가능하다.

더 나아가 그 정도에 있어서는, 2025년의 보수정치가 2017년의 보수정치보다 더 극악한 행태를 보였다는 점 또한 눈에 띈다.

동시에 저자는 격동의 근현대사를 겪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현재는 사춘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한국 민주주의가 이 시기를 잘 넘어서면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과거로 퇴보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다.

또한 저자는 2017년 당시 대한민국에 대해 보수든, 진보든 어떤 정당이 집권해도 상관없음을 과감하게 주장한다. 다만 저자는 건강한 이념을 갖춘 정당들이 토론과 협의를 통해 사회를 바꾸어 나가는 게 중요한 문제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저자는 지역과 인물을 넘어선 이념 정당의 존재를 강조하고 규칙의 준수에 기반한 갈등이 지켜져야 함을 제시한다. 그리로 이를 위해 저자는 보수적폐의 청산을 주장한다.

지역과 세대 갈등 조장, 안보장사와 색깔론, 계파주의와 불통, 친재벌과 정경유착, 부패와 도덕 불감증, 특권의식과 갑질, 공약파기와 정책무능 모두를 청산하여 보수정치의 메시지가 다시 제대로 국민에게 닿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저자의 핵심 주장이다.

변한 게 있나

한국 보수정치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가했던 저자는 최종적으로 2017년의 한국 보수 정치는 탄핵 가결 이후, 당 해체에 가까운 개혁이 필요함을 밝혔다. 그러나 결과는 저자의 기대와 달리 친박계 정우택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이었다.

저자는 새누리당 내에서 더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음을 느꼈고 29명의 새누리당 의원과 함께 개혁보수신당 창당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저자가 창당했던 바른정당은 처음에는 정당 지지율 2위까지 올랐지만, 내부 이탈이 발생했고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13명이 이탈하게 되었다.
▲ 문형배 권한대행, 탄핵 인용 결정문 낭독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문을 낭독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그렇게 8년의 시간이 지났고. 한국 보수정치는 똑같은, 더 정확하게는 더 최악의 답안지를 받았다. 이제 한국 보수정치는 무엇을, 어떻게 반성할 것인가. 반성할 의사는 존재할까. 지금의 한국 보수정치는 과거 똑같은 상황에서 작성된 반성문이 있음에도, 이를 읽을 준비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한국 보수정치가 읽어야 할 반성문의 첫 시작은? 이 책도 책이지만, 일단 오늘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원문에 있을 것이다. 진지한 일독을 권한다(관련 기사: [전문] "파면 이익이 손실 압도... 주문,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 https://omn.kr/2cw1b ).

"민주주의는 자정 장치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그에 관한 제도적 신뢰가 존재하는 한, 갈등과 긴장을 극복하고 최선의 대응책을 발견하는 데 뛰어난 적응력을 갖춘 정치체제이다. 피청구인은 현재의 정치상황이 심각한 국익 훼손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판단하였더라도, 헌법과 법률이 예정한 민주적 절차와 방법에 따라 그에 맞섰어야 한다.

그러나 피청구인은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하여 국민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경제․정치․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하였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의 범위를 초월하여 국민 전체에 대하여 봉사함으로써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하였다.

헌법과 법률을 위배하여, 헌법수호의 책무를 저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하였다. 그러므로 피청구인을 대통령직에서 파면한다." (헌법재판소 결정문 전문 중)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