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식인 롤프 도벨리는 <불행 피하기 기술>이란 책에서 “틀린 것을 피하면 옳은 것이 온다”는 명언을 남겼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뭐든 지나치게 잘하려고 한다. 테니스를 칠 때도 프로 선수인 것처럼 엄청난 기술을 구사하려다가 도리어 점수를 잃는다. 사실 아마추어는 어이없는 실수만 피해도 이길 수 있다. 삶의 모든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나치게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실수를 줄이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최근 영국에서 화제인 책 <투자하지 않는 법(How Not To Invest)>은 금융투자 역시 실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알려준다. 투자분석가이자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배리 리솔츠는 책을 통해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저지르는 치명적인 실수를 피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투자자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편견에 기대거나 맹점을 무시하고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지 못하면서 결국 끔찍한 결정을 내리는 실제 투자 사례를 생동감 있게 전하며 투자를 결정할 때 반드시 피해야 하는 세 가지 요소인 ‘나쁜 아이디어’ ‘숫자’ ‘나쁜 행동’에 관해 설명한다.

세상은 호시탐탐 우리 돈을 노린다. 그리고 돈을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에 관한 정보도 너무 많다. 하지만 세상에 떠도는 투자 정보 가운데 대부분은 ‘헛소리’다. 특히 ‘후광효과’를 조심해야 한다. “전설적인 부동산 투자가 샘 젤은 투자자들에게 여러 차례 ‘경기 침체’에 대해 경고했다. 하지만 그는 부동산 투자가로서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형편없는 예측을 반복하면서 시장에 혼선을 일으켰다. 투자자들은 어떤 분야에서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사람의 이야기를 너무 쉽게 믿는 경향이 있다.” 책은 ‘반전 사고(inversion thinking)’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말고 모든 가정을 거꾸로 뒤집어서 비판적으로 접근하라고 제안한다.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할 두 번째 요소는 ‘숫자’다. 저자는 특히 ‘복리의 기적’을 이해하라고 강조한다. 돈은 가치 저장소가 아니라 교환 수단이다. 그래서 항상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1917년 주식시장에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오늘날 얼마의 가치가 있을까요. 100년 후 1000달러는 무려 3200만달러의 가치가 됩니다.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고 하겠죠. 10% 수익률이라는 말은 7.2년마다 돈이 두 배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워런 버핏은 94세로 재산이 지난 7년 동안 두 배로 늘어났다. 재산 가운데 절반을 80대 후반까지 모았고, 나머지 절반은 지난 7년 동안 축적했다. 이것이 바로 복리의 기적이다.

투자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감정적 판단에 따른 ‘나쁜 행동’ 때문에 발생한다. 감정적 반응 또는 인지 결핍에서 오는 착시 현상은 금융시장에서 결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다. 사람들이 주식과 펀드를 고가에 매수하고 저가에 매매하는 것은 감정적 동요 때문이다. 저자는 ‘나쁜 아이디어’ ‘숫자’ ‘나쁜 행동’ 세 가지를 주의한다면 다른 98% 동료 투자자보다 훨씬 앞설 수 있다고 말한다. 큰 대가를 치르게 하는 작은 실수의 사례로 가득한 책이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