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 亞 쿼터 '명암'…남자는 바늘구멍, 여자는 새 역사 꿈 꾼다

안영준 기자 2025. 4. 1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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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 LA 올림픽에 남자 12개, 여자 16개 쿼터 배분
양성평등 얘기하면서 본선 진출 출전국 수 달라 '아이러니'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후 아쉬워하는 남자축구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2024.4.26/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하는 한국 남자축구는 바늘구멍이 된 본선 진출부터 쉽지 않아졌다. 반면 한 번도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던 여자축구는 새 역사를 위한 숨통이 트였다. 2028 올림픽에 개정된 남녀 축구 출전팀 쿼터를 두고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린 남녀 대표팀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는 10일(한국시간) LA 올림픽에서 치러질 351개 세부 종목을 선정, 발표했다. 야구, 크리켓, 라크로스 등 5개 종목이 새롭게 정식 종목으로 합류하고 골프와 체조 등에 새 혼성 종목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건 인기 종목 축구의 남녀 출전팀 분배다.

지난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남자 축구 16개 팀, 여자 축구 12개 팀이 본선에 올라 메달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LA 올림픽에서는 남자는 12개 팀으로 줄어들고, 여자가 16개 팀으로 늘어났다.

키트 매코널 IOC 스포츠 디렉터는 "양성평등을 가장 높은 가치로 뒀다. 이에 더해 여성 스포츠의 성장과 여성 단체 스포츠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는 현상을 새로운 쿼터 분배에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A 올림픽 종몰 쿼터 분배의 핵심은 '양성 평등'이다. ⓒ AFP=뉴스1

◇ 연령별 수준 별 차이 없는 아시아, 2위 안에 들기란 '바늘구멍'

이에 따라 올림픽을 준비하는 남녀 대표팀의 온도 차는 극명하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던 남자축구는 2028 올림픽에서 16년 만의 메달을 목표로 잡았다. 4선에 성공한 정몽규 회장도 공약 중 하나로 올림픽 남자축구 메달 획득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이후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이 줄어들면서, 우선은 본선에 나가는 것부터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1988 서울 올림픽부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9회 연속 본선에 진출했던 한국은 지난 2024 올림픽 예선에선 인도네시아에 충격패하며 티켓을 놓쳤다.

당시 3.5장의 티켓도 얻지 못했던 한국으로선 16개 팀 체제로 진행될 경우 아시아에 배정될 1.5장 혹은 2장의 티켓을 따낸다는 보장이 없다. 험난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요즘 아시아에서 연령별 대표팀은 더욱 큰 차이가 없다. 일본, 우즈베키스탄, 호주, 이란 등과 경쟁해야 하는 데 이중 2위 안에 든다는 건 쉽지 않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월드컵(2026 북중미 대회)에는 아시아에 총 8.5장이 주어지는 데 올림픽은 본선 자체가 12개 팀 밖에 안 된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곤혹스러워했다.

올림픽 첫 본선 진출의 희망을 갖는 여자축구 대표팀 2023.7.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 올림픽 예선서 한 끗 차이로 실패했던 여자축구, 출전팀 증가의 최대 수혜자?

반대로 여자축구는 역사상 첫 올림픽 진출을 이룰 수도 있다는 꿈에 부풀어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부터 올림픽에 처음 도입된 여자축구는 8개 팀 체제로 시작해 2004 아테네 대회에서 10개 팀, 2008 베이징 대회에서 12개 팀으로 늘어났고 2028년 16개 팀으로 계속 확대 개편됐다.

여자축구는 월드컵에선 4회 본선 진출을 일궈냈지만, 올림픽에는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본선 출전팀이 12개 팀으로 월드컵의 32개 팀보다 한참 적었고, 본선 티켓 2장이 분배된 아시아에 여자축구 강자가 유독 많은 까닭이다.

23세 이하 선수와 와일드카드(연령 제한이 없는 선수) 3명으로 구성된 남자 축구와 달리, 여자 축구는 올림픽도 월드컵처럼 A대표팀이 그대로 출전한다.

한국은 여자축구 A매치 세계 톱 랭킹 10위권인 일본, 북한, 중국, 호주 등에 밀려 매번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그래도 2020 도쿄 올림픽 예선에서 플레이오프, 2026 파리 올림픽 예선에선 조별리그 2위 등 본선에 거의 근접했었다. 따라서 2028 올림픽에서 아시아에 1~2장의 티켓이 더 주어진다면 한국이 수혜를 볼 공산이 크다.

여자국가대표팀 B선수는 "은퇴 전에 올림픽에 출전, 세계적인 축제에 한국 여자축구도 함께하는 게 소원이었다. 매번 눈앞에서 본선 진출 티켓을 놓쳐 어쩌면 한이 될 뻔했는데, 2028 올림픽에서는 더 힘을 내서 마지막 도전을 해볼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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