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이 계절이 끝나간다
계속해서 나는 이 세상과 나를 분리시키고 , 진실되지 못한것, 내가 나로 설 수 없게 만드는 불편한 것들로부터 탈출하려 한다
장 그르니에가 그의 고양이 물루와 매일 눈을 맞추고 함께 잠들고 함께 해를 맞으며 거닐던 일상적인 삶으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오롯이 느꼈던 것처럼 , 나는 오직 사랑으로부터, 사랑하고 사랑을 받는 경험으로부터, 내가 세상에 온전히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고독은 지성을 키워주기도 하며 예술가의 기질에 낭만적인 바람을 불어넣어주기도 하지만 어쩌면 고독은 모든 인간의 깊숙한 마음의 보편적인 감정인지 모르겠다 우리가 오직 집중해야만 하는 소리, 사랑의 자리로 이끄는 부름인지 모르겠다
나는 장 그르니에가 그리는 섬과 바다와 아득한 태양을 보고 있으면 허무하기보다 아름답다고 느낀다 나는 그것들을 만날 때 매우 반갑다 그것들이 나를 사랑의 자리로 다시 이끌어 주기 때문이다 나를 다시금 사랑에 참여시키고 나를 온전히 나로서 서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