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조증상 없는 ‘머릿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인생서 경험 못한 두통” 땐 바로 병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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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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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동맥혈관의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가 생겨 얇아진 혈관벽이 파열되면 환자 3명 중 1명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이렇게 뇌출혈이 발생하면 가능한 한 빨리 응급수술을 하지 않을 경우 사망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뇌동맥류의 크기는 2~50㎜로 범위가 넓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염증·외상 등의 이유로 혈관벽이 손상되거나 균열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뇌동정맥기형이나 모야모야병 같은 뇌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동반되기도 한다.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흡연과 고혈압 등이 대표적인데, 가족 중에 뇌동맥류가 있을 때도 발병 위험이 약 4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동맥류는 평소에는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부풀어오른 혈관이 파열될 때 심한 통증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윤원기 고대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인생에서 전혀 경험하지 못한 정도의, 망치에 얻어맞은 것과 같은 극심한 통증과 두통이 나타난다”며 “오심, 구토나 뒷목이 뻣뻣한 증상이 동반되며 심한 경우 두개골 내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의식 저하 또는 혼수 상태에 빠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 방법은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 부풀어오른 혈관 부위를 클립으로 집어 묶는 수술인 ‘클립결찰술’과 허벅지 대퇴동맥을 통해 1㎜ 이하의 얇은 백금 코일을 집어넣어 뇌동맥류에 혈액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코일색전술’이다. 이들 치료법은 각기 뚜렷한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에 맞춰 적용한다. 클립결찰술은 재발률은 낮지만 뇌를 열고 수술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반면 코일색전술은 비교적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빨라 고령 환자에게 많이 시행하지만 재발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이런 단점들을 보완한 다양한 치료법도 개발돼 눈썹 주변에 3㎝ 이하의 작은 구멍만을 내는 클립결찰술이나, 코일색전술에서 코일 대신 스텐트를 삽입해 혈류 방향을 바꾸는 혈류변환 스텐트 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뇌동맥류는 수술·시술만으로 치료가 끝나지 않는다. 아무리 치료를 잘했어도 시간이 지나면 다른 곳에 또다시 생길 수 있으므로 고혈압 등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코일이나 스텐트를 시술한 환자라면 항혈소판제를 꾸준히 복용하며 주기적인 추적 관찰을 해야 한다. 윤원기 교수는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병 자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도 “다만 조기에 발견하면 파열되기 전에 뇌출혈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고혈압 등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건강검진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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