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는 감독님의 행자를 뇌라고 생각했습니다.
스크린에 영사되는 영상과, 그 앞에 놓여진 관객들. 영화관이라는 직육면체의 상자 속에서 우리는 영화를 가만히 지켜보기도 했고, 부족했던 수면시간을 보충하기도 했다가, 다리를 떨거나 손을 만지작거리기도 했습니다. 모든 세포들은 영화관이라는 뇌를 구성했고, 영화관의 세포(관객)들의 뇌들에는 모두 다른 전기적인 폭발들이 발생했습니다. 모두 다른 폭발에도 행자는 우리의 뇌를 한꺼번에 관통하는 매체이자 대상이 되고, 그런 행자 덕에 우리는 모여 하나의 뇌가 되었습니다.
2
감독님은 처음에 행자를 미술관에 두고싶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미술관의 행자를 몇 년 보시고는 행자를 영화관에서도 상영해보고싶다고 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