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지에 범죄자가 된 니시(기타노 다케시)는, 불치병에 걸린 아내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여행을 떠난다. 끝내 추적해 온 형사들이 주시하는 가운데, 부부는 바다와 연을 가지고 노는 소녀를 바라본다. 이 모든 것을 비추던 카메라는, 마치 그것들을 지워버리듯이 천천히 움직여 파도와 하늘만을 프레임에 담는다. 그리고 두 발의 총성이 울려 퍼진다.
극중 내내 죽음을 보여주는 데 아무 거리낌이 없던 영화가, 지금은 그러한 순간을 회피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장면은 여러 가지 질문을 남기는 것 같다. 정말 니시가 사랑하는 아내를, 그리고 자신을 쏠 수 있었을까? 혹시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