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았다. 세계 최대의 다자 간 연구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에 준회원국으로 올해 참여했기 때문이다.
호라이즌 유럽은 유럽연합(European Union)이 2021~2027년까지 총 7년 동안 955억 유로(약 140조원)를 지원하는 EU 최대이자 세계 최대의 다자 간 연구혁신(R&I, Research and Innovation) 프로그램이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2일 벨기에 현지에서 이와 관련해 EU 등 핵심 관계자와 만나 호라이즌 유럽의 협력 강화 등 여러 안건을 논의했다. 우리 정부도 본격 나선 셈이다.

이 자리에서 유 장관은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 가입은 과학기술 선진국인 유럽과 연구 협력을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오늘의 만남을 계기로 우리나라와 EU 간 글로벌 연구 협력이 더욱 굳건해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준회원국이 되면서 올해부터 재정 기여를 통해 우리나라 연구자들도 호라이즌 유럽 연구비를 직접 활용해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호라이즌 유럽 프로그램 위원회(Programme Committee)에 참관인(Observer)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다. 프로그램 위원회는 호라이즌 유럽 워크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하는 기구로 준회원국들은 참관인 자격으로 참여해 앞으로 진행될 과제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과제 기획과 관련된 각국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R&D 예산 삭감을 경험한 바 있다. 연구자들도 국가연구개발 사업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다양성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판단하기에 이르렀다. 호라이즌 유럽은 중장기적으로 운영되고 파트너십을 만들면 지속해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도 없지 않다. 호라이즌 유럽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 여성 연구원이 있어야 하는 등 여성 평등에 대한 젠더 이슈 등이 있다. 간극(차이)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의 R&D 시스템에 대한 개편 작업도 이어져야 한다.
NCP(National Contact Point, 국가연락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NCP는 일종의 우리나라와 유럽연합을 연결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인데 과기정통부 담당관, 정부출연연구소 박사, 대학 교수 등이 해당한다.
유럽연합과 협력하는 부분에서 NCP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국가적 전략 차원에서 처우와 보상 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란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EU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심도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그동안 우리는 미국이나 일본, 중국 등 이웃 나라와 적극적 협력을 해 온 측면이 없지 않다. 미‧중 패권 갈등 속에서 새로운 협력 파트너가 있어야 하는데 유럽연합이 지금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호라이즌 유럽을 통해 협력하면서 그 이후 즉, 10차 FP(2027년 이후)에서는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도 지금부터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호라이즌 유럽은 중소기업 등 기업의 참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기업의 참여를 통해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호라이즌 유럽에 우리나라에서도 기업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유도해야 할 것이다.
범부처 이슈를 다루기 위해서 현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에 있는 글로벌R&D특별위원회를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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