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이상했던 부분은 눈앞에 있는 명확한 사건의 전시가 부재한다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영화감독들은 재현 불가능성이라는 새로운 문제에 부닥쳤다. 재현을 해서는 안 되는 사건들에 대한 윤리의식과 망각해서는 안 되는 기억의 임무 충돌은 결국 비가시성에 머물 수밖에 없는 대상들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도록 만들었다. 이미지에의 충실은 줄곧 전지적 위치에서 체화된 관객성으로 인해 편안함의 상태에서 관음증적인 시선을 유발케 한다. 따라서 감독들은 시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들을 어떻게 시각으로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성찰을 한다. (우리는 영화의 기본적 메커니즘이 부동의 이미지가 연속되는 잔상효과라는 사실을 간과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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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ouflage 1977
<위장>은 그 제목조차 위장인데, 자연과 사회의 진부한 대립구도를 그리며 세상에 대한 환멸을 담는 듯 보이지만 교수의 카메라는 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모두를 담아 박물관에 보존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면을 보자. 젊은 교수는 자신의 애인의 외도 장면을 목격한 뒤, 늙은 교수의 (사실은 위장인) 죽음을 본다. 만약 애인에게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면, 그는 늙은 교수의 죽음 또한 책임을 져야한다. 사회적 관계의 핵심은 담보물이며, 이것은 욕망에 대처하는 인간의 수단이자 욕망을 이루는 요소이다. 이 구도는 익숙하다. 늙은 교수와 학장 속 담보물의 관계를 관객은 이미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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